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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친코
    1. 아버지의 수수한 사무실에는 회색 금속 선반들이 늘어서 있었고 벽을 따라 놓인 수납장 위에 서류 파일이 쌓여 있었다. 각종 문서와 당일 영수증을 보관하는 금고 세 개가 높은 창문 아래에 있었다. 모자수는 30년 넘게 책상으로 쓰고 있는 낡은 떡갈나무 탁자 뒤에 앉아 있었다. 노아가 그 탁자에서 와세다대학교 입학시험 공부를 했고 도쿄로 떠나면서 모자수에게 물려주었다. "아빠." "솔로몬." 모자수가 외쳤다. "별일 없지?" "피비가 떠났어요." 아버지에게 말하니 비로소 실감이 났다. 솔로몬이 빈 의자에 앉았다. "뭐라고? 왜? 네가 일자리를 잃어서?" "아뇨. 전 피비랑 결혼할 수 없어요. 일본에서 살겠다고 말했어요. 파친고에서 일하면서요." "뭐? 파친코에서? 아니, 안 돼." 모자수가 고개를 저었다..
  • 010 . 화원 근황
    ● 겐차야자 키운지 거의 일년이 되어가는 겐차. 처음엔 뭔짓을 해도 아무 변화가 없어서 뭐가 잘못됐나싶어 분갈이를 해보고 물주기를 바꿔보고 이리저리 귀찮게 구는 바람에 고생을 했다. 이젠 묵묵히 성장하고 있다는 걸 알기에 그냥 놔둔다. 또 새순이 올라오고 있다. 3번째 새순ㅎ ● 몬스테라 에스쿠엘레토 아무리 영양제를 챙겨 준다고 해도 수경으론 한계가 있는 것 같아서 화분으로 옮겨 심었다. 새순도 잘나고 열심히 자라주고 있는 에스쿠. 다만 기근이 안자라서 점점 잎 크기가 작아지고 있다. 수태봉에 찰싹 붙어서 어여 큰잎을 내어줬음 좋겠다. ● 무늬 몬스테라 한동안 계속 신엽이 안나와서 겨울이라 그렇겟지 겨울이라 그렇겠지 생각했는데 혹시 싶어 화분을 엎어봤더니 뿌리가 다 말라죽어있었다. 이전 분갈이 할 때 내..
  • 009 . 화원 일기
    ● 반딧불이 아이비 여행으로 10일동안 집을 비웠다. 대비책으로 화분 받침에 물을 뜸뿍 담아놓고 가서 다른 식물들은 나름 괜찮았는데 이녀석만 깜박했더라. 받침이 싱크대에 있었어.. 하아... 예쁘게 자라고 있었는데 미안하다. 우선 말라버린 잎은 다 떼버렸는데 앞으로 어떡해야하지. ● 신홀리페페 물꽂이 해논 신홀리페페 가지에서 뿌리가 났다. 처음엔 두 개에만 뿌리가 났는데 오늘 보니까 조금씩 다 뿌리를 뻗고 있다. 으음... 어쩌지..?;;;;; ● 몬스테라 어지저찌하다 수경으로 자리잡은 몬스테라. 신엽이 나왔으면 좋겠는데 공기뿌리만 자라고 있다. ● 피쉬본 피쉬본에 이상한 줄기가 뻗고 있다. 지금까진 가시 없고 몸통은 납작한 줄기가 났는데 얘는 보송보송하지만 눈에 띄는 가시가 있고 십자 모양의 몸통이다...
  • 008 . 화원 일기
    ● 신홀리페페 우리집 신홀리페페 리즈시절. 실물이 진짜 예뻐서 침대맡에 두고 키웠는데 사랑을 너무 듬뿍 줬나. 산발이 됐다. 늘어지는 건 예쁜데 흙 부분이 무성한 줄기와 잎으로 다 덮여버려서 안쪽 잎이 짓무르길래 정리를 해주기로 했다. 느낌대로 잘라본 가지치기. 어떡해야 하는지 몰라서 그냥 늘어지게 키울 줄기 몇 개, 위가 허전하지 않게 위로 솟은 줄기 몇 개 남기고 막 쳐냈다. 수북하게 쌓인 잘려진 줄기. 열심히 자라줬는데 미안. 페페도 물꽂이가 된다고 해서 긴 줄기 몇개는 물꽂이를 했다. 이거 뿌리 난다고 해도 감당 못할거면서 그냥 습관적으로 하는 물꽂이. ● 무늬 싱고니움 5줄기 중에 잎이 크고 무늬가 뚜렷한 두 개를 화분으로 옮겨 심었다. 왼쪽이 녹소토꽂이, 오른쪽이 물꽂이. 이렇게 보니 뿌리 성..
  • 007 . 화원 일기
    ● 로즈마리 & 타임 화분을 사려했는데 씨앗을 사버렸다. (물론 화분도 샀다.) 전에 원형 토피어리 형태의 로즈마리를 본적있는데 정말 예뻤었다. 그렇다고 그걸 씨앗에서 부터 키우겠다는 건 아니고.. 좋은 기억이 있어서 선택했단 말이다. 그런데 나는 허브를 키운다면 바질을 키우고 싶었는데 뜬금없이 타임이지? 요리할때 써본 적도 없는 건데. 위: 타임, 아래: 로즈마리 초딩때 해봤던 방법대로 휴지에 발아시키려다가 집에 흙이 있으니 흙에서 발아 시켜보기로 했다. 반으로 나눠 로즈마리와 타임을 뿌렸는데 그 반을 또 나눠 한쪽은 흙 위에 뿌리고 한 쪽은 뿌린 뒤 흙을 살짝 덮어 주었다. 어디가 더 잘 자랄 것인가. 진짜 초딩 탐구생활같네ㅎ 그런데 씨가 너무 작아서 그냥 뿌려도 막 흙 속으로 쏙 들어가고, 흙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