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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011 . 문샤인 산세베리아
    문샤인 수형이 망가져서 잎 하나를 떼어다 물꽂이를 했다. 예전엔 다 망했었는데 이번엔 쉽게 뿌리를 받았다. (2023.11.29) (2023.12.15) 한 달 만에 뿌리가 이렇게 나왔는데 3개월이 지나도록 저기서 더 자라지 않았다. 겨울이라 그런가하면서 계속 기다리다가 프라이덱 수태말이 하면서 혹시나 하고 수태에 말아줬더니 2주만에 자구가 나왔다. 물에서는 역시 한계가 있었나보다. 그래서 바질 씨뿌리는 김에 상토에 심어놨다. 드디어 만나는 아가 문샤인. 두근두근
  • 컷팅, 퓨징, 슬럼핑
    유리공예의 처음은 유리컷팅 연습. 요령이 없다보니 칼로 자르는데 팔 빠질뻔했다. 원래 이렇게 힘든거냐며 칭얼칭얼. 아니 자를 따라 선을 긋는 건데 왜 안되냐구요. 될때까지 무한 반복 하다보니 쌓여버린 유리 조각으로 만든 유리함. 유리는 레진으로 붙였다. 그리고 직선 연습용 유리조각, 곡선 연습용 유리조각으로 만든 접시 1,2 퓨징은 가마에서 유리를 녹이는 작업, 슬럼핑은 녹여진 유리를 틀에 맞추는 작업이다. (퓨징->슬럼핑) 퓨징을 하면 유리가 서로 붙으니까 풀칠을 대충했더니 가장자리 유리가 쓰러져버렸다. (팔 아파서 대충했음) 딱히 사용하진 않았고 기념으로 장식장에 올려놨다가.. 연말에 집청소하면서 버린듯..?
  • 골든아워 4
    1. 외상외과는 의료계에서조차 뭔지 모르고 알려고도 하지 않는 분야였다. 내가 이 일을 붙들고 있음으로써 나는 자신뿐만 아니라 주위의 많은 사람들을 힘들게 했다.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에게 이 분야의 필요성에 대해서 말하고 다녀야만 하는 현실이 지독히 싫었다. 나의 가치는 늘 타인에 의해 결정되었고 내 위치는 상대와 맞물려 돌아갔다. 현실에 내가 머물 자리가 없는 것만 같았다. 그해 말 〈한겨레신문〉의 김기태 기자가 병원에 찾아왔다. 준수한 외모의 젊은 기자는 일주일간 날밤을 새우며 나와 함께 있었다. 처참하게 뭉그러진 환자들을 목겨한 그는 죽음에서조차 계층 차이가 존재한다며 한탄했다. 김기태가 내게 말했다. - 세상이 왜 이런지 모르겠습니다. 나는 그를 한동안 응시하다 대답했다. - 원래 세상이 이런..
  • 골든아워 3
    1. - 아무리 수많은 사람이 노력하고 필요성을 알린다고 해도 국가 정책이 움질일 수 있는 파이는 정해져 있어요. 그게 현실이고 사실이죠. 민주 국가에서 정책을 집행할 때 다양한 안건이 수많은 사람들을 거쳐 진행됩니다. 그 과정에서 여러 일들이 발생하고요. 시급했던 정책들이 미뤄지다 폐기되기도 하고, 대규모 국책사업이 예산 낭비로 판명되는 경우도 있어요. 하지만 어떻게 합니까? 옳은 방향에 대한 각자의 생각이 다 다른걸요. 그의 말은 틀리지 않았다. 제대로 된 중증외상센터가 없다고 나라가 망하지는 않는다. 대다수의 국민들은 그것 없이도 지금까지 잘 지내왔다. 중증외상 의료 시스템이 없어 죽어나가는 목숨보다 더 많은 목숨이 걸린 중대 사안은 많을 것이다. 그것들조차 잰걸음을 하다 고꾸라질 수도 있다. 민주..
  • 골든아워 2
    1. 남자는 순하게 웃었다. 덥수룩하게 자란 머리칼에 인상이 더 부드러워 보였다. 얼마 전까지 이 지역을 장악하던 폭력 조직의 일원이었다는 것이 연상되지 않았다. 남자는 대량의 피를 쏟아내며 지옥문을 넘었다가 돌아왔다. 부서진 몸에 제 피보다 모르는 사람의 피를 더 많이 받아 명줄을 유지했다. 수술 시 혈액은 필수적인데 피의 주요 세포 성분은 아직까지 인간이 범접할 수 없는 신의 영역으로 남아 있다. 인공 핼액에 대한 수많은 연구는 답보 상태로, 의학의 정체구간이다. 결국 중증외상 환자는 수술 시 남의 피를 받아 넣어야만 한다. 물론 타인의 피는 짧으면 수일, 길어야 한 달이면 자신의 골수에서 만들어진 제 피로 갈음되지만, 거의 죽다 살아난 중증외상 환자들이 사고 전과 달리 좋은 방향으로 인성 변화를 보..